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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기준의 역사 (BMI, 체온, 혈압)

by 내마므로 2025.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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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기준의 역사 관련 사진

우리가 흔히 병원에서 접하는 ‘정상 체온’, ‘정상 혈압’, ‘적정 체중’ 등의 건강 기준은 단순히 수치가 아니라 오랜 역사와 과학적 탐구를 거쳐 정립된 개념입니다. 이 글에서는 현대인이 건강을 판단하는 대표적인 지표인 BMI, 체온, 혈압이 어떤 배경과 과정을 통해 오늘날의 기준으로 자리 잡았는지를 역사적 흐름 속에서 살펴보겠습니다.

BMI의 탄생과 변화: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

BMI(Body Mass Index)는 체중(kg)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일반적으로 비만도를 평가하는 대표적인 지표입니다. 하지만 이 수치의 탄생은 비교적 오래된 과학적 시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19세기 벨기에의 통계학자 아돌프 케틀레가 처음 제안한 ‘케틀레 지수’가 그 시초이며, 당초 목적은 개인의 건강 평가가 아니라 인구 통계학적 연구였습니다. 이후 1970년대 미국에서 비만과 심혈관 질환의 상관관계를 분석하면서 BMI는 보건의료 지표로 재조명되기 시작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BMI 18.5~24.9를 정상 범위로 설정했고, 25 이상은 과체중, 30 이상은 비만으로 간주합니다. 한국에서는 동양인의 체형 특성을 반영해 23 이상부터 과체중으로 보는 등 기준이 조금 다르게 적용됩니다. 하지만 BMI는 근육량, 체지방률, 체형 등을 고려하지 못한다는 한계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예컨대, 운동선수처럼 근육량이 많은 사람은 BMI상으로는 비만에 해당하지만 실제로는 건강한 체형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최근에는 체성분 분석, 내장지방 측정, 허리둘레 등 다양한 지표와 함께 BMI를 종합적으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건강 기준이 진화하고 있습니다.

체온 기준의 역사: 37도는 어떻게 정해졌을까?

우리가 흔히 ‘정상 체온’이라 부르는 36.5~37도는 어디서부터 비롯된 것일까요? 이 기준 역시 오랜 임상 관찰과 기술 발전의 결과입니다. 19세기 독일의 의사 칼 라인홀트 분더리히는 약 2만 5천 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체온을 측정한 결과, 평균 체온을 37도로 제시하며 이를 정상 체온으로 정의했습니다. 이후 전 세계 의료계는 이 수치를 기준으로 삼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현대에 와서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진 결과, 실제 인간의 체온은 36.1도에서 37.2도 사이로 다양하게 나타나며, 개인차가 존재한다는 점이 밝혀졌습니다. 또한 아침과 저녁, 활동량, 호르몬 변화, 연령 등에 따라 체온은 자연스럽게 변화하기 때문에 ‘37도’는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라 평균적 가이드라인에 불과합니다. 최근 연구에서는 과거보다 인류의 평균 체온이 조금씩 낮아지고 있다는 결과도 나왔습니다. 이는 항생제 사용, 염증 감소, 현대인의 신체 활동 변화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입니다. 따라서 체온 역시 이제는 숫자 자체보다는 개별 변화의 패턴과 맥락 속에서 해석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혈압 기준의 진화: 숫자의 기준이 바뀌는 이유

혈압은 심장이 혈액을 펌프질 할 때 혈관에 가해지는 압력을 의미하며, 수축기 혈압(최고 혈압)과 이완기 혈압(최저 혈압)으로 구분됩니다. 역사적으로 혈압의 개념은 18세기말부터 등장했으며, 실제로 수은주를 이용한 혈압계가 도입된 것은 19세기 후반입니다. 초창기에는 160/100 mmHg 정도도 정상 범위로 간주되었을 정도로 기준이 현재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이후 수많은 연구와 통계적 분석을 통해 혈압과 심혈관 질환, 뇌졸중 간의 연관성이 명확히 밝혀지면서 기준이 점차 낮아졌습니다. 현재는 대부분의 가이드라인에서 정상 혈압을 120/80 mmHg 이하로 보고 있으며, 140/90 이상은 고혈압, 90/60 이하일 경우 저혈압으로 간주합니다. 한국, 미국, 유럽 등 지역마다 세부 기준은 조금씩 다르지만, 추세는 보다 엄격한 기준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혈압 역시 나이, 활동 상태, 스트레스, 질환 유무 등 다양한 요소에 영향을 받는 지표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아침과 저녁의 혈압 차이, 일시적 고혈압(백의 고혈압), 수면 중 혈압 등 정적 수치 이상의 해석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디지털 혈압계의 보급으로 가정에서도 측정이 가능해진 만큼, 이제는 병원 방문 시 측정한 1회의 수치보다 ‘장기적 평균’과 ‘생활 패턴’을 반영한 종합적 해석이 중요해졌습니다.

BMI, 체온, 혈압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오랜 연구와 진화의 결과물이며, 시대와 과학의 발전에 따라 그 기준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제 건강 수치는 절대적 기준이 아닌, 나의 생활 패턴과 함께 해석되어야 합니다. 숫자에 매몰되기보다, 자신의 변화와 균형을 살피는 건강 습관이 진정한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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